후기

2021 KB국민카드 IT시스템운영 최종합격 후기

한상규 2022. 1. 4. 09:24

0. 개요

최근 핀테크의 등장으로 전통 금융회사도 IT 직군 채용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취준을 준비하던 당시 2021년 하반기에 정말 많은 전통 금융회사에서 IT 직군 채용 공고를 올렸습니다.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면 금융 회사에 지원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날마다 많은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KB국민카드 IT시스템운영에 지원하여 최종합격하기까지 느낀점과 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서류

KB국민카드를 포함한 왠만한 카드사의 서류 난이도가 높습니다. 난이도가 높다는 것은 합격률이 낮다는 것이 아닌 자소서 문항 자체가 공대생이 답하기에 매우 어렵다는 뜻입니다.

특히 국민카드의 자기소개서 마지막 문항이 직무 포트폴리오 작성입니다. 금융 트렌드를 고려하여 지원자가 개발해온 역량이 당사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작성하는 것입니다. 우선 대학생 때, 공학수학, 전산수학, 선형대수, 알고리즘, 컴퓨터구조, 데이터베이스 같은 컴퓨터공학 지식에만 관심을 가져왔고 산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오픈소스에 대한 공부만 해온 입장에서 이 항목을 채우는 것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카드사는 제휴사를 많이 만들고 더 좋은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해서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업으로 삼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개념 카드 상품을 개발하는데 컴퓨터공학 지식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면 답이 안나옵니다.

핵심은 카드업에서 IT는 백오피스라는 것입니다. 백오피스라는 특서에 맞게 회사에 직접적인 수익을 내지 않지만 수익을 내는 부서에 좋은 IT 서비스를 제공해서 영업 활동을 윤택하게 만드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다행히 요즘 트렌드가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어서 카드사에 IT 열풍이 불었습니다. 저는 마이데이터클라우드 대전환을 트렌드로 선정했고 그와 관련해서 예전에 인프라 관리자로 일했던 경험과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얻은 지식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KB국민카드 관련 기사를 찾아보면 AWS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있을 것입니다. AWS를 대학생 때, 사용해서 프로젝트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 경험을 토대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작성했습니다.

2. AI 역량 검사

유튜브에 AI 역량 검사 테스트를 쳐보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잘 나와있습니다. 저는 그 영상을 보면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익혀두었었습니다.

AI 면접에서 무조건 나오는 3가지 질문
1. 1분 자기소개
2. 지원동기
3. 성격의 장단점

AI 면접인데 정장 입어야 하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입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최대한 변수를 줄이세요.
AI 면접은 최선을 다해서 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AI 역량 검사 전형에서 떨어졌다면 AI 면접을 못봐서 떨어졌다기 보다는 서류가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 필기 전형

NCS 유형의 필기 전형을 치루었습니다. 시험장에 도착하면 이미 자신의 자리가 배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곳에 앉아서 시험을 봅니다. NCS 유형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모르시는 분들은 가까운 서점이나 인터넷에서 NCS 책 아무거나 사서 보시면 됩니다. 저는 다른 공기업 지원하면서 NCS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시험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오로지 공기업 필기 시험 때만 풀었습니다. 공기업 필기 전형에서 모두 떨어져서 국민카드로 큰 기대없이 풀었습니다. 뒤에 20문제 정도를 못보고 한줄로 찍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합격했지?)

카드와 관련된 문제들이 나옵니다. 무슨 뜻이냐면 국어 지문을 읽고 내용 파악하는 문제가 나온다면 그 지문이 주제가 카드와 관련이 있습니다. 수능 비문학 문제를 푸는데 그 내용이 카드와 관련되었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느낀 점은 평소에 카드업에 관심이 많으면 좀 더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NCS 평소에 잘 푸시는 분들은 쉬울 것입니다.

4. 코딩 테스트

필기 시험이 끝나면 이어서 코딩 테스트를 봅니다. NCS 문제 푸느라 체력 소모가 상당히 심합니다. 멘탈을 잘 잡아야 합니다.

가지고 온 노트북을 이용해서 시험을 봅니다. 랜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노트북이나 컨버터를 준비해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급하게 쿠팡에서 하나 구매했습니다. 시험장에 갔더니 몇개는 감독관이 여분으로 가지고 있어서 안되는 사람들에게 빌려주었습니다.

4문제인가 5문제가인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난이도는 BFS, DFS를 알고 있고 이차원 배열을 사용하는 구현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에게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코딩 테스트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코테 이후 단톡방에서는 플랫폼 사용법 익히다가 시간 다 써버렸다는 말이 많이 나왔습니다. (평소에 코테를 풀 때 메모장에 푸는 연습을 해야 하나...)

문제 스타일이 백준 스타일이었습니다. 백준을 열심히 푸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백준 골드5 입니다.

5. 1차 면접

대기실에서 대기를 합니다. 12시 반에 도착해서 토론면접을 보고 6시에 PT 면접을 보았습니다. 하필 마지막 순서여서 기다리느라 진빠지고 힘들었습니다. 면접관도 마지막 차례인 저를 받으면서 지친 기색이 보였습니다.

각 지원 분야 별로 대기실에 모여서 앉습니다. 이 때, 각 직무별 필기전형 합격자를 알 수 있습니다. 필기, 코테에서 4배수를 합격시킨 것 같습니다. IT시스템운영 직무는 8명이 1차 면접에 올라왔습니다.

5.1 토론면접

8명이 토론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준비 장소로 이동합니다.
토론 방식을 안내받습니다.
토론 주제를 듣고 찬성/반대 입장을 마음속으로 결정합니다.
찬성/반대가 4:4로 나뉘어야 합니다. 만약 과반이 나오면 찬/반 4:4가 되게 가위, 바위, 보에서 진사람이 입장을 바꿉니다.
생각할 시간 10분 정도 줍니다.

찬성 3 반대 5가 나와서 한명이 입장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그 사람이 저입니다.
토론 주제 듣고 입장 정하고 애써 주장, 근거, 예상 반론 생각했는데 다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망했다.. 생각했습니다)
급하게 찬성 하는 이유와 근거를 생각해냈습니다. 키워드 정도만 생각할 수 있었고 어떤 순서로 말해야 하는지는 정하지 못하고 토론장에 들어갔습니다.

토론장에 들어가면 면접관 3분이 책상에 앉아 계십니다. 면접관을 중심으로 양쪽에 책상이 배치돼있습니다. 찬성 반대 나눠서 앉으면 됩니다. 자리에 모두 착석하면 면접관이 정해진 방식없으니 알아서 시작하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리더가 되어서 돌아가면서 기조 연설하자고 말하면 좋습니다. 저는 안했습니다. 기조 연설할 때 상대측에서 어떤 발언을 하는지 잘들어야 합니다. 메모할 종이가 없으니 오로지 머릿속으로 외워야 합니다.

토론면접 기본기

  • 진행자 역할을 하면 좋다. 최소 돌아가면서 기조연설하자고 말하는 것으로 플러스이다.
  • 명확한 주장과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자
  • 반론을 펴기 전에 상대가 어떤 주장을 했는지 짧게라도 언급하고 잘들었다는 말을 하자
  • 같은 편의 발언이 끝났을 때 ‘저도 이말에 동의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 주늑들지 말고 당당하게 말하자. 안 잡아먹는다.


저는 평소에 ‘100분 토론’ 같은 토론 프로그램을 유튜브로 보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나 가족끼리 시사 이슈에 대해서 의견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토론면접이라는 사실을 망각할 정도로 토론에 몰입하여 참여하였습니다. 토론 주제 역시 제가 평소에 관심있던 분야였습니다.

갑자기 입장을 바꿔야 하는 돌발상황이 존재했지만 잘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운이 정말좋았습니다.

토론 면접은 실제 토론과 다르다고 합니다. 토론면접은 토론을 통해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닌 논리적으로 말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토론 자체를 잘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그런 분들이 2차면접에 올라왔습니다.


토론을 잘하는 팁

  • 유튜브로 100분 토론 같은 프로그램 보기
  •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금융 관련 뉴스 읽기
  • ~인 것 같습니다. 사용하지 않기
  • 조금은 깐깐해지기



5.2 PT 면접

토론 면접이 끝나고 8명이 다시 원래 대기실로 돌아갑니다. 그 곳에서 ‘토론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제 자신의 차례가 될 때까지 대기합니다.

대기실에서 진행요원의 안내를 받고 pt면접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pt면접 문제를 듣고 종이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 종이에 적은 적만 들고 면접관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합니다.

문제를 처음 읽었을 떄, 정답이 존재하는 문제였고 저는 그 정답을 명확하게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대학 4년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대답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모두가 모르는 문제라면 조금이라도 정답에 근접한 답을 하는 사람이 합격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생각나는 대로 있는 지식 없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답을 정리하였습니다.

생각한 것의 절반 정도를 종이에 적었는데 이제 시간이 다 되었으니 펜을 내려놓으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나머지는 면접장에 들어가서 생각해놓은 것을 정리되지 않았지만 말해야 했습니다.

문제를 받고 정확한 답이 생각나지 않아 최대한 제 생각을 말해보겠다고 미리 말씀드리고 정리한 내용을 면접관에게 발표하였습니다. 발표를 하면서도 횡성수설하게 말하고 했던 말을 반복하면서 말했습니다. 종이에 쓴 것은 별로 없는데 5분은 이야기 한 것 같습니다. 제가 발표한 내용에 대해 추가 질문이 올 줄 알았는데 바로 개인 질문으로 넘어갔습니다. (뭐지?)

카드사이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인성 위주의 질문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완전 기술 면접이었습니다. 저는 서류에 기술적으로 다양한 것들을 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면접관들이 가장 잘하는 분야를 선택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네트워크'를 골랐습니다. 나름 네트워크 쪽으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질문이 들어왔을 때, 많이 대답을 못했습니다. 괜히 네트워크 쪽을 제일 자신있다고 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질문한 것이 많고 널리 알려진 운영체제나 알고리즘을 말하는 것이 대답하는데는 더 수월했을 것 같습니다. 네트워크에 대해 질문하려니 면접관들도 난처한 기색이었습니다.

6. 2차 면접

광화문역에 있는 국민카드 본사에서 면접을 봤습니다. (지금은 청계천 쪽에 신사옥이 생긴것으로 압니다) 세미나실 같은 곳에서 잠시 대기했다가 IT시스템운영 지원자 4명이 모두 면접실로 이동합니다. 지원 분야별로 들어갑니다. 대기시간 동안 인사팀에서 사내 복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연봉은 안알려주십니다) 알고 있던 사실이었으나 인사팀에게 공식적으로 들으니 실감이 났습니다.

임원 면접이라 면접관의 분위기에 주눅들 것 같았는데 질문도 친절하게 해주시고 예의를 잘 갖추어 주셨습니다.

임원 면접입니다. 각 파트에 한자리 하시는 분들이 들어오신 것 같습니다. 카드사의 특성상 비전공자가 IT 부서의 부서장을 맡는 경우가 있어서 기술적인 질문이 안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역시나 제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1차 면접만큼 특정 기술에 대해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기술적 상황을 제시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양자택일의 질문도 받았습니다. 물론 기업 충성도 질문도 받았습니다.

2차 면접에 들어온 분들 4명 중 3명이 중고신입이었습니다. 질문이 자체도 실무적인 질문이 많았습니다. 이런 것을 보았을 때 실무경험이 대단히 중요해보입니다.

7. 마치며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굉장히 긴 전형이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글을 쓰고 보니 과거 회상 느낌이 강하고 취준생을 위한 내용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좋은 결과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